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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로 효과(silo eff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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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rain (토론 | 기여)님의 2024년 12월 6일 (금) 15:0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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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원 및 개념

본래 사일로(silo)란 1800년대 곡물을 보관하는 원통형 세로 구조의 창고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개념이다. 조직도를 그릴 때 흔히 부서를 원통형 세로 구조로 표현하는 것에 착안하여, 흔히 조직의 부서 간 혹은 조직 간 협업과 연계를 저해하는 칸막이 및 분절성(fragmentation)을 지시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조직 간 사일로(silo) 혹은 칸막이가 구획화, 분리, 그리고 차별화를 유발하여, 경계를 초월한 협력 및 협업을 억제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거나 ‘조직 이기주의’를 초래하는 경우를 조직의 칸막이 효과 혹은 사일로 효과(silo effect)라고 부른다.[1] 유사한 용어로는 텃세(turf-ism), 관할권(jurisdiction), 편협성(parochialism), 분절화(segmentation), 할거주의(sectionalism), 분파주의(tribalism), 경계(borders), 봉토화(fiefdom) 등이 있다.[2]

2. 영향

2-1. 사일로 효과의 부정적 영향[3]

첫째, 조직 간 사일로는 정보 및 자원의 공유를 차단함으로써 조직 성과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Howells(1996)은 지식은 형식지와 암묵지로 구분되며 암묵지의 지식이 여러 사람이 공유할 수 있는 형식지의 지식으로 표출되고 개인은 형식지의 정보를 내면화하면서 발전한다는 지식 전환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사일로는 정보가 형식지로 가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조직 및 구성원의 학습효과와 혁신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둘째, 사일로는 조직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외형적 확장을 추구한다. 조직 목표는 효율적인 운영이지만 각 사일로는 불필요한 업무를 증가하거나 인력 증원을 통한 영향력을 높이려는 ‘파킨슨의 법칙’이 나타난다.

셋째, 사일로 간 또는 사일로 내의 정치가 강화됨에 따라 갈등을 초래하고 업무에 대한 동기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목표 달성 및 이익 보전을 위해 이해당사자 간의 연합 또는 파트너십을 구성한다.

넷째, 정보의 비대칭으로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 사일로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선을 명확히 함에 따라 외부 고객보다 내부 당사자의 이익을 우선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2-2. 사일로 효과의 순기능 / 긍정적 영향(일부 연구의 주장)[4]

첫째, 사일로는 전략 실행을 위한 효율적인 구조로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 간 경계를 구분함에 따라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한다(Briody & Erickson, 2014). 사일로는 목적에 따라 조직 내 업무분장을 하거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한 고유의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신속한 의사결정을 통해 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

둘째, 사일로가 ‘문화적 부족’을 만들어 구성원 간의 친밀감이나 안전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사일로 내 구성원들의 학습효과를 높이고 업무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된다.

셋째, 사일로가 경계의 구분 역할을 함에 따라 자원이나 외부와의 관계가 적은 신생 조직을 보호하는 기능을 한다.

3. 형성 요인[5]

3-1. 고전적 조직원리

고전적 조직원리의 전형적인 조직 형태는 대부분의 권력과 영향력을 가진 최고 직급으로부터 가장 권한이 없는 아래쪽으로 그 계층이 이동한다. 또 다른 특징은 수직적 분화(인사, 마케팅, 운영)이다. 이로 인해 수평적이고 수직적인 칸막이가 형성된다. 조직의 일부로서의 칸막이 역시 마음속에 있으면서 자체적인 개인 간 관계의 무의식 패턴도 가진다. 마음속 조직의 이미지인 칸막이는 업무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전문화의 원리, 계층제의 원리, 명령통일의 원리, 분업화의 원리, 기능의 원리는 조직 칸막이 형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고전적 조직원리가 한편으로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과 합리성이란 측면에서 여전히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각자 자기 조직만의 완결성을 최우선으로 지향하는 결과로 불가피하게 조직 칸막이를 형성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3-2. 신공공관리(NPM)

NPM은 고전적 조직원리의 경직성을 타파하기 위해 등장했지만, NPM의 핵심 가치인 세분화, 경쟁, 인센티브 등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성과 만능주의로 흘러 개인이나 조직 간의 여러 형태의 칸막이를 고착화시키게 되었다. 전문화되고 비중복적인 역할과 기능을 가진 단일 목적의 조직으로 분화되고, 자기중심적인 권한에 치중한 반면, 협력과 조정은 결여되었다. NPM이 주도하던 1980년 이후 공공부문에서 조직 간 협력보다는 ‘내 조직 최우선(my organization always comes first)’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짐에 따라 이러한 현상은 강화되었다. 즉, 공공부문의 칸막이 형성은 NPM이 주도하던 시기에 심화되었다.

우리나라는 중앙행정기관의 자체평가와 특정평가, 지방자치단체의 위임사무 부처평가 및 지자체 자체평가, 공공기관의 경영실적 및 연구 실적에 대한 평가 등이 NPM의 핵심 가치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은 각자 조직의 자체 성과를 끌어올리는 데 최대 관심을 두고 있기에 결국 다른 구성원, 다른 조직(부서, 기관, 부처, 부문)과는 배타적이고 경쟁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 이기주의, 할거주의, 무사안일주의 등을 유발하는, 즉 조직 칸막이를 유발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3-3. 조직 내외적 요인

Select Strategy(2002)는 칸막이 형성 요인으로 양립할 수 없는 목표, 자신의 부서와 자신의 목적에만 관심을 갖는 회의 방식, 자신의 부서와만 관련된 성과 평가와 보상, 조직의 하위 집단 내의 문화적 특성을 지적한다. 이러한 칸막이를 낳게 하는 영향에는 칸막이 자체의 내부적 영향, 조직 영향, 외부 환경 요인이 있다고 주장했다. 위와 같은 다양한 요인을 두고 조직 내 칸막이와 조직 간 칸막이로 구분해 논의할 수 있다.

첫째, 칸막이는 민간 조직이든 공공조직이든 모든 조직 내에서 생겨날 수 있다. 칸막이는 인간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칸막이 심리’라는 용어는 구별되는 조직 구성원 개인 및 집단의 사고방식을 설명하는 데 쓰이거나 관계 해체, 연계 단절, 해로운 업무 방식을 유발하는 의사소통 장벽을 묘사하는 용어이기도 하다. ‘칸막이 심리’는 팀이 공간 상 분리되어 있을 때 생겨나지만 사무실 공간을 함께 쓰는 사람들이나 그룹 사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칸막이 심리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가 하는 것은 조직마다 다를 수 있으며 하나의 조직 내에서도 다르게 나타난다. 현실에 대한 이미지를 공유하는 직원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마음속의 칸막이는 ‘각 개인들과 다른’ 타인을 배제함으로써 안전과 편안함을 제공한다. 그럼으로써 칸막이는 조직을 분열시키는 장벽이 된다.

둘째, 조직 간에 칸막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민 보호와 구제를 담당하는 기관 간의 정보 공유와 협력적인 의사소통은 위험 발생 전이나 과정 그리고 복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광범위한 지역사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간 협동 행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이것은 조직별로 좀 더 즉각적이고 측정 가능한 목표를 달성하려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여러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면서, 조직 단위별로 편협한 태도가 널리 퍼지고, 칸막이는 더욱 견고하게 된다. 조직 중 가장 복잡하고 거시적인 정부 조직의 경우에도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수많은 부처나 하부 조직 간 다양한 형태의 칸막이가 존재한다. 기관 간 정보의 비대칭이 주요 원인이며 상호 연결되어 있는 위험들을 잘 파악하지 못한다.

4. 극복 방안[6]

4-1. 인사 교류

어느 공무원이나 한 조직에서 오래 있다 보면, 집단 사고와 부처 이기주의에 매몰될 수 있다. 인사 교류가 활발해지면 다른 조직(부서, 기관, 부처 등)에 대한 경험과 시야가 넓어져서 다른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므로 협업에 유리해질 수 있다. 사실, 인사 교류는 다른 조직에 대한 이해, 지식, 기술 등을 얻을 수 있는 매우 귀중한 경험이라 할 수 있다. 인사 교류는 이처럼 칸막이를 극복하는 데 매우 유용할 뿐만 아니라 협업 행정 시대에 조정과 협업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제도라 할 수 있다.

4-2. 성과평가제도 개선

칸막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업무 평가와 승진 그리고 보상이 연계되어야 한다. 업무 평가와 승진 및 보상이 연계되지 않으면, 공무원은 계속해서 칸막이를 만들어낼 것이다. 조직 및 인사 관리에서 공무원은 승진과 보수를 가장 중시하기에 정부 업무 평가에서 칸막이 제거에 대한 배점과 비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앙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자체 평가와 특정 평가, 지방자치단체의 위임 사무 부처 평가와 지자체 자체 평가, 그리고 공공기관의 경영 실적 및 연구 실적에서 칸막이 제거에 대한 지표와 비중을 높인다면, 조직 간의 칸막이가 상당히 완화될 것이다. 더 나아가 칸막이를 제거하여 협업을 활성화하고 국민에 대한 행정 서비스를 제고한 경우에 가산점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4-3. 과거 정권에서 시도한 노력

노무현 정부 고위공무원단제도 도입 및 행정정보공개제도를 추진

- 부처 이기주의, 칸막이 문화 제거/ 경쟁을 통한 계급 중심의 공직체계를 바꾸고자 함

이명박 정부 대 부처주의 행정개혁/ 융합행정

- 넓게 보면 칸막이 제거라는 의도가 개편의 밑바탕에 흐른 것으로 볼 수 있음

박근혜 정부 국정 운영의 4대 원칙 중 하나로 전면에 제시

- 국민 중심의 행정,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 현장 중심의 정책 피드백 시스템 정착, 공직기강 확립

문재인 정부 4차 산업혁명에서는 모든 사물이 연결되고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져 융복합이 일어나는 만큼 단일 산업을 전제로 칸막이 규제가 이뤄지는 포지티브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아

네거티브(원칙 허용, 예외 규제) 방식을 강조

- 포지티브(원칙 규제, 예외 허용) 방식 규제는 4차 산업혁명의 특성과는 동떨어져 신기술 발전을 저해

  1. 권향원, 최낙혁. (2023). 정부조직 칸막이 효과(silo effect) 대응에 대한 국제비교연구: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의 이민 행정 체계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와 행정연구, 33(4), 103-129, 10.53865/KSPA.2023.2.33.4.103
  2. 김윤권, 오시영. (2020). 조직 칸막이 형성요인과 극복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조직학회보, 17(3), 33-67.
  3. 권향원, 최낙혁. (2023). 정부조직 칸막이 효과(silo effect) 대응에 대한 국제비교연구: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의 이민 행정 체계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와 행정연구, 33(4), 103-129, 10.53865/KSPA.2023.2.33.4.103
  4. 권향원, 최낙혁. (2023). 정부조직 칸막이 효과(silo effect) 대응에 대한 국제비교연구: 일본, 싱가포르, 중국, 대만의 이민 행정 체계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와 행정연구, 33(4), 103-129, 10.53865/KSPA.2023.2.33.4.103
  5. 김윤권, 오시영. (2020). 조직 칸막이 형성요인과 극복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조직학회보, 17(3), 33-67.
  6. 김윤권, 오시영. (2020). 조직 칸막이 형성요인과 극복 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조직학회보, 17(3), 3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