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집행론

정책집행이란?

정책집행이란 정책수단을 통해 정책을 실질적으로 집행하는 과정, 또는 결정된 정책을 사업 계획으로 전환하여 실현시키려는 과정을 의미한다. 학자에 따라 목표 설정과 달성 간의 상호작용, 정책결정에서 도출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행하는 활동, 권위적 정책지침을 실천으로 옮기는 과정 등 다양하게 정의된다. 정책이 결정된 이후에도 정책의 대상자, 전달자, 여론, 자원, 정세 등 정책환경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므로, 집행과정에서 환류되는 정보를 통해 정책을 수정･반영하여야 한다. 따라서 정책의 결정과 집행은 서로 분리시킬 수 없는 순환적 과정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하향식 접근방법 (Top-down)

개념 및 특징

하향식 접근방법에서의 정책집행이란 정책결정단계에서 채택된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의미하며, 새로운 정책결정 내용에 따라 집행관료와 대상집단의 행태가 얼마나 변화하는 가에 따라 집행의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바람직한 집행에 필요한 규범적 처방을 법령에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장점	단점
후속 사례연구 → 성공적 정책집행요인의 중요성 확인	다원적 민주체제: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목표 설정 어려움
효과적 집행 조건 → 집행과정 변수 예견	정책집행 주도자·지지자 관점
연구대상 기간의 장기화 → 정부 성과에 대한 긍정적 평가	현실성 X
정책목표 중시 & 목표 달성도에 의한 집행결과 평가 → 객관적 집행평가	실제 집행현장: 여러 정책 동시 집행

후속 사례연구를 통해 하향적 접근방법이 제시하는 성공적 정책집행요인의 중요성이 확인되었으며, 효과적 집행의 다섯 가지 조건은 정책결정자가 정책결정단계에서 집행과정의 변수를 예견하도록 도움을 주었다. 연구대상 기간의 장기화로 인해 정책지지자의 정책지향적 학습과정 발견, 정책의 결점 파악, 개선된 법･절차적 전략의 발견 등 초기의 집행연구에 비해 정부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할 여지가 많아졌다. 또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가정하는 하향식 접근방법은 목표와 수단간 연계를 강조하며 목표의 달성도에 의해 집행결과를 평가하므로 객관적인 집행평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원적 민주체제에서는 모호한 목표가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에 유리하기 때문에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 목표의 설정이 어려우며, 정책집행의 주도자･지지자 입장에서 관찰이나 연구를 수행하므로 반대자 및 다른 행위자들의 입장과 전략적 행동을 파악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하향식 접근방법의 가정(정책집행과정에 미치는 정책결정권자의 막대한 영향, 모든 문제의 예견, 명확한 지침으로 법령에 대안 제시)과는 다르게 실제 정책집행과정은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의 서로 다른 의견이 모호히 반영될 수밖에 없으며, 참여자의 문제해결능력과 같은 집행환경 변화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또한 하나의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하향식 접근방법의 관점과는 다르게 현실의 집행현장은 여러 정책이 동시에 집행된다.

효과적 정책집행을 위한 조건

기술적 타당성	법령	집행관료	조정자의 지속적 지지	정책목표의 안정성
목표-수단-산출 인과관계	명확한 정책지침 대상집단 순응 극대화	정치적·관리적 역량 담당정책 우선순위 부여	집행과정 장애요인 극복 지속적인 자원 제공	목표 우선순위 정책 변화의 폭 小

하향식 접근방법에서 제시하는 효과적 정책집행을 위한 조건에는 1) 기술적 타당성 2) 명확한 정책지침과 대상집단의 순응을 극대화할 수 있는 법령 3) 유능하고 헌신적 집행관료 4) 조정자의 지속적 지지 5) 안정적 정책목표가 있다.

기술적 타당성 (타당한 인과 이론 바탕)

바람직한 상태를 의미하는 정책목표와 정책수단, 수단의 결과인 정책 산출 사이에 긴밀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는 지의 여부에 해당한다.

명확한 정책지침을 내포하며 대상집단의 순응을 극대화할 수 있는 법령

명확한 정책목표의 선정, 목표간 우선순위 명료화, 충분한 재정적 자원의 제공, 적절한 집행기관 선정, 집행기관 간 계층제적 통합, 의사결정규칙 선정, 이해관계자의 광범위한 참여기회 등을 보장하는 법령을 의미한다.

유능하고 헌신적인 집행관료

집행기관의 장은 정치적･관리적 역량을 지녀야 하며, 담당정책에 우선순위를 부여하여야 한다.

조정자의 지속적 지지

조정자의 지속적인 지지는 집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장애요인을 극복하고, 재정적･정치적 자원을 지속적으로 제공받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이다.

조정자는 집행과정에 지속적으로 개입할 수 있고, 예산 및 법적 권한을 보호하는 입법자나 고위정책결정자인 경우가 많다. 집행이 어려움에 빠졌을 때 집행 성공의 견인적 역할을 수행한다.

안정적인 정책목표

정책목표의 안정성은 법령에 규정된 목표의 우선순위가 변하거나 기존 정책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야 함을 의미한다.

상향식 접근방법 (Bottom-up)

개념 및 특징

상향식 접근방법은 정책집행과정에서 정책문제 해결에 필요한 전문성과 지식을 지닌 일선집행권자가 집행과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가정한다. 집행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일선집행관료와 대상집단의 행태를 고찰하며, 집행문제의 해결 논의에 초점을 맞춘다.

상향식 접근방법은 집행단계의 최하위 수준에 위치한 일선집행관료들이 집행문제해결을 위해 수행해야 하는 행동을 서술하고, 그러한 행동을 도출시키는 조직운영절차를 파악한다. 이후 말단집행계층에서 차상위계층으로 올라가며 바람직한 행동 및 조직운영절차를 유발하는 데에 필요한 재량과 자원을 탐색하고, 집행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단위에게 해당 재량과 자원을 집중시킨다.

집행의 성공/실패 판단기준은 일선집행관료들의 바람직한 행동이 얼마나 유발되었는지에 따라 좌우되며, 일선집행관료가 지식과 전문성을 발휘하여 집행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적절한 재량과 자원을 부여하는 것이 핵심이 된다.

문제에 가장 근접한 지점에 있는 일선관료들의 지식과 능력을 강조하고 재량을 극대화하는 것이 시스템의 문제해결능력을 결정 짓는다고 간주한다. 또한 집행과정 행위자들의 상이한 목표･전략･행동을 파악하고 다른 행위자들과 어떤 접촉을 지니는지 발견할 수 있다.

장점 및 단점

장점	단점
상세한 기술 → 집행과정 인과관계 설명, 효과성 파악	일선집행관료 강조 → 일선집행관료 행태에 간접적 영향 미치는 변수 경시
집행현장을 있는 그대로 파악 → 프로그램 효과 파악	중요 변수에서 배제된 정책목표 → 집행실적 객관적 평가 어려움
집행현장에서 인식한 문제에서 출발	인지 가능한 문제 중심 → 간접적 영향 미치는 요인 경시
복잡한 집행영역 다루기 용이	정책의 결정/집행 구분 X → 민주주의 기본가치 위배
다양한 행위자들의 전략 초점 → 전략적 상호작용 파악 용이	일관된 연역적 분석틀 제시 어려움

상향식 접근방법의 장점은 하향식 접근방법의 약점을 극복한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집행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함으로써 정책집행과정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 용이하고, 여러 정책･사업 중 어느 것이 더 효과가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집행 현장을 있는 그대로 파악하는 것에 더 무게를 두고 있으므로 프로그램의 의도치 않은 효과까지 분석 가능하며, 집행현장에서 참여자들이 인식한 문제와 그의 처리 논의에서 출발하므로 민간조직 및 시장의 역할과 정부 프로그램의 상대적 중요도를 문제해결 측면에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정책이 동시에 추진되어 여러 프로그램이 교차되는 복잡항 집행 영역을 다루기 용이하고, 광범위한 행위자의 전략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시간경과에 따른 전략적 상호작용의 형성과 변화를 파악한다는 장점이 있다.

일선집행관료의 영향력을 강조하는 상향식 접근방법은 정책결정권자가 통제할 수 있는 집행의 제도적 구조, 집행자원의 배분과 같은 변수의 중요성을 경시하고 현재 참여하는 행위자들만을 연구대상으로 간주하는 등,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또한 공식적 정책목표를 중요한 변수로 취급하지 않으므로 집행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워지며, 일선관료의 역할을 지나치게 강조하므로 정책목표의 실현이라는 집행의 본 목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있다. 인지할 수 있는 문제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기 때문에 인지하기 어렵지만 집행과정에 영향 미치는 사회･경제･법적 요인이 경시된다. 정책결정과 집행을 구분하지 않는 상향식 접근방법은 선거직 공무원에 의한 정책의 결정과 책임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에 위배된다는 시각도 존재하며, 집행현장에서 작용하는 많은 요인들을 일반화하기 어려우므로 일관적이고 연역적인 분석틀을 제시하기 어렵다.

참고문헌

1. 정정길 外 공저 『정책학원론』 (서울: 대명출판사, 개정판, 2020)

같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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